왜 남성이 배로 받나…튀니지, 아랍 최초 남녀 동등상속 추진 2018-08-21
대통령, 법제화 추진 의사 천명…이슬람 단체, 강력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튀니지 대통령이 여성을 차별하는 법을 바꿔 남녀가 똑같이 상속받을 수 있도록 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랍권에서 남녀 간 동일한 상속 추진 의사를 밝힌 나라는 튀니지가 처음이다.

13일(현지시간) 튀니지 여성들의 동등한 권리 요구 시위[AP=연합뉴스]

 

튀니지의 베지 카이드 에셉시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튀니지 여성의 날에 맞춰 한 연설에서 헌법은 모든 시민 간 평등을 보장하고 있다며 "(남녀 간) 동등한 상속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현행 튀니지 상속법은 남성이 여성의 배 되는 금액을 받게 하는 이슬람 율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에셉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 법에 강력히 반발하는 측의 의사도 존중, 이슬람 율법에 따른 재산 상속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법안도 허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튀니지는 2011년 민주화 시위로 독재자를 몰아냈고, 이후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 속에서 유일하게 민주정부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셉시 대통령은 지난해 상속권을 포함해 모든 영역에서 개개인의 평등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위원회는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남녀 간 동등한 상속권을 제안하고 사형과 동성애 형사처벌의 폐지를 권고, 이슬람 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이슬람 규율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시위는 수주 간 이어졌다.

 

그러나 보고서를 낸 위원회 측은 반대자를 겨냥, 거짓된 정보로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동성애자 비범죄화는 단지 교도소에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그들은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동등한 상속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튀니지는 이미 1950년대 이후 이슬람의 정통신앙에서 탈피, 일부다처제를 금지하고 남성이 자기 마음대로 이혼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했다.

 

13일 연설하는 베지 카이드 에셉시 튀니지 대통령[AFP=연합뉴스]

 

출처 : 연합뉴스(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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