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문화를 보면 비즈니스가 보인다 2018-07-09

요르단의 역사는 구약시대, 즉 수만 년 전부터 시작되고 이미 8000년 전에는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살기 시작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약 10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의 70% 정도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다. 이들 외에도 시리아 난민이 약 150만 명 있으며 그 외에도 이라크 난민, 예멘인, 리비아인 그리고 이집트 노동자 등 요르단의 인구 구성은 메트로폴리탄이라고 볼 수 있다. 지정학적으로도 요르단은 중동의 중앙에 있다.

 

요르단의 장점은 바로 지정학적인 요충지라는 점이다. 요르단은 산유국이 아니다. 그리고 별다른 천연자원이 없기 때문에 가난하다. 하지만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정치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입지를 갖고 있다. 요르단의 이런 점을 잘 활용하면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 요르단을 통해 주변의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팔레스타인 그리고 리비아 등으로 중계무역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랍 사람들은 수천 년 전부터 장사를 해왔기 때문에 장사에는 전문가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신뢰는 기본이고 이들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고 이해해 어떻게 해서든 장사에 성공해야 한다. 나는 이곳에서 여행사 일을 하고 있다. 한국 여행객을 요르단에 유치하는 것이다. 이곳이 중요한 성지일 뿐 아니라 역사적 현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곳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요르단과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곳의 문화와 관습 그리고 요르단 사람들의 사고방식부터 알아야 한다. 2017126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발표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아랍 사람들의 반감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우리 한국 사람들 중에는 히브리어 인사말 샬롬을 요르단이나 다른 아랍국가에서 쓴다면 그들의 반발을 사 비즈니스가 깨지기 쉽다.

 

비즈니스 전략을 위해 몇 가지 문화적인 면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먼저 타이밍을 요르단과 아랍에 맞춰야 한다. 내 생각과 나의 시간계획을 짜서 그대로 진행하려고 하면 큰 착오가 생긴다. 그러니 요르단 사람과 요르단 상황에 맞춰 진행할 생각을 해야 한다. 이곳의 시간의 흐름과 계획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일사천리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넉넉히 가져야 한다. ‘인샬라신이 원한다면이라는 뜻인데 모든 것이 인샬라다. 이곳에는 ‘IBM’이라는 단어가 있다. ‘인샬라’(신의 뜻이라면), ‘부크라’(내일), ‘말라쉬’(괜찮아)라는 뜻이다.

 

설령 아랍사람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내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절대로 화를 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요르단 사람들은 내게 화를 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이들에게 잘못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요르단 사람들은 시간약속을 안 지키거나 부주의로 실수를 한 적이 많다. 그래서 초기에 나는 이들에게 화를 낸 적이 많다. 소리도 질렀다. 당연히 화가 무척 날 상황이었다. 하지만 화를 내면 관계가 단절됐다. 요즘은 화를 내지 않는다. 사람을 바꿔봐야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을 잃기 때문에 타일러가며 일을 시키는 게 훨씬 낫다.

 

비즈니스 아이템을 잘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곳에서는 맞지 않는 아이템을 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아이템을 잘 정하려면 요르단 및 중동의 환경과 관습을 잘 알아야 한다. 이동식 가스레인지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동식 가스레인지가 가정 필수품이다. 명절에 거실에 가스레인지를 놓고 전을 부치기도 하고 식탁 위에 올려놓고 찌개를 부글부글 끓이면서 식사를 할 때도 있다. 야외로 소풍을 갈 때는 말할 것도 없다.

 

이동식 가스레인지를 중동에 팔려고 해보니 음식 문화가 달라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요르단 사람들은 날씨가 좋은 봄 가을에 야외에 가족과 함께 소풍을 자주 나가는데 이때 가스레인지를 가져가서 찌개를 끓여먹는 것이 아니라 양고기를 가져가 바비큐를 해먹는다. 날씨가 좋을 때는 바비큐를 해먹을 수 있는 불판이 잘 팔린다. 음식 문화가 다르기도 하지만 부탄가스를 조달할 수 없다는 점도 이동식 가스레인지를 팔 수 없는 이유다.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 안 된다. 이미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은 중국에 밀렸다. 많은 제품이 중국산과 경쟁하기에는 격차가 벌어졌다. 개인의 노력 이전에 역사적인 구조 때문이다. 우리는 일본 제품보다 가격이 낮아 그동안 승승장구했지만 이제는 그 자리를 중국에 내주고 있다. 물론 중국도 인건비가 올라 앞으로는 베트남이나 인도에 자리를 내어주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제조업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는 한 개인의 고민이라기보다 국가적인 과제다. 인건비가 싼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옮겨 가는 것은 역사적인 흐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 제조업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가 우리 과제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제품보다는 아무나 만들 수 없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좁은 지면에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어서 대표적인 몇 가지만 언급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중동은 대한민국 비즈니스의 마지막 전략 지역이 분명하다. 이곳에 진출하기 전에 이곳의 문화와 관습을 공부한다면 비즈니스에서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이 글은 KOTRA의 외부 글로벌 지역 전문가인 이지 트래블의 이지영 씨(인터넷 전화 070-8285-7191, www.jordantour.net, joubf4@hotmail.com, joubf@hanmail.net)해외시장뉴스에 기고한 글을 KOTRA의 허락 하에 정리한 것입니다.

 

출처 : 한국무역신문(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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