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랍관계동향

UAE 사막에 한국산 벼가 자라고 있다 2020-01-01

2018년 3월 정상회담 이후 UAE 요청으로 벼농사 시동
한국 기술로 사막서 벼농사하는 건 사상 최초

파종 후 18㎝까지 자라, 생육 상태도 양호
4월 수확 성공 시 사막화 방지·식량난 해소에 단초



한국 연구진이 만든 벼 품종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막 한복판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파종 후 20㎝ 가까이 자랐다. 알칼리성 모래 토양이라는 장애물만 넘으면 오는 4월 첫 수확의 결실을 맺는다. 사막에서 쌀이 생산되는 것이다.

‘사막 벼농사 프로젝트’는 2018년 3월 한국과 UAE 정상회담 이후 급물살을 탔다. UAE 정부가 벼농사를 지목해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한국의 농업기술로 사막에서 벼농사를 짓는 최초 사례다. UAE에서 축적한 재배 경험은 국제사회의 난제인 ‘사막화 방지’ ‘식량문제 해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1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현재 UAE 샤르자 지방의 알 다이드(Al Dhaid)에서 한국 농업기술을 적용한 벼농사가 진행 중이다. 알 다이드에 있는 ‘UAE 기후변화환경부(MOCCAE) 농업혁신센터’ 안에 2275㎡ 부지를 마련해 한국산 벼를 심었다. 이 지역의 토양은 모래로 이뤄져 있다. 수확까지 이뤄지면 국토의 97%가 사막인 UAE에서도 벼를 재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농진청은 양국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해 5월 벼 재배기술을 포함한 4대 농업협력 분야 양해각서(MOU)를 맺었었다.



농진청은 현지 재배에 들어가기 전에 국내 실증을 거쳤다. UAE 토양 환경과 가장 유사한 전북 김제 광활면에서 8개 품종을 시험 재배했다. 이곳은 간척으로 토양에 모래 성분이 많고 염분도 포함돼 있다. 실증 결과 2개 품종이 최종 선택됐다. 한국 연구진이 개발한 열대기후 품종 ‘아세미’와 염분에 강한 해외 품종 ‘FL478’이 그것이다.

UAE 현지에서는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험했다. 모래를 40㎝ 퍼내고 방수 부직포를 깐 뒤 모래를 다시 덮었다. 물이 모래 밑으로 스며들어 빠져나가지 않고 고이도록 만든 것이다. 농사에 필요한 물은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공정을 거쳐 대고 있다. 농진청은 지난해 11월 재배 면적의 90%에 아세미, 나머지에 FL478을 심었다. 벼는 파종하고 한 달가량 지난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18㎝까지 자랐다. 생육 기간을 고려하면 오는 4월 수확기를 맞는다.

아직 난관은 남아 있다. 사막 토양의 수소이온지수(pH)가 8.5로 높은 게 걸림돌이다. pH는 중성인 7을 기준으로 높으면 알칼리성, 낮으면 산성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벼는 pH 5.8~6.0의 약산성에서 잘 자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때 잎이 누렇게 변했지만, 한국에서 공수한 토양 중화제를 뿌려 회복했다. 앞으로 한두 달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출처 국민일보 (2020.1.1.)

http://m.kmib.co.kr/view.asp?arcid=0014086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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