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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중동, '라마단'에도 술 판다… 외국인 투자자 유치 위한 개혁 2018-07-05

해가 지자 식사에 나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시의 이슬람교도들.  /AFPBBNews=뉴스1

해가 지자 식사에 나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시의 이슬람교도들. /AFPBBNews=뉴스1

 

이슬람 종교의 '신성한 달'이자 금식기간인 라마단에도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시가 낮시간 주류 판매를 허용하고 나섰다. 그동안 이슬람 율법에 의거해 금지된 주류 판매가 주간에도 허용됨에 따라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지키던 중동도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당국은 이번 해 라마단 기간 동안 술과 음식을 판매할 수 있는 허가증을 두바이시 레스토랑과 술집에 대량으로 배포했다. 올해의 라마단은 지난달 16일부터 시작해 이번달 16일에 종료된다.

라마단은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이슬람 성전 코란을 습득한 신성한 달로 알려져 이슬람교도는 이 기간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한다. 음식은 물론 담배, 물, 성관계까지 금지된다. 

술과 돼지고기는 라마단 기간이 아니더라도 금지되는 '하람' 품목이지만 그동안 주류 판매를 허용한 국가들도 라마단 기간에는 판매를 부분적으로 금지해왔다. 현재 카타르는 라마단 기간 동안 술 판매를 금지하며 오만은 야간에만 판매가 가능하다. 이슬람 율법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일년 내내 주류판매를 금지한다. 

이러한 이슬람 고유의 전통을 두바이가 깼다. 두바이는 그동안 라마단 기간이 아닌 때에만 술을 판매해왔지만 이번 조치로 라마단 기간의 야간뿐만이 아니라 주간에도 술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WSJ는 인근 걸프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혁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랍에미리트가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두바이시는 중동지역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사업하기 좋은 도시로 알려져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해왔다. WSJ는 "사우디가 개혁에 성공한다면(경쟁상대로 부상한다면) 두바이가 많은 것을 잃는다"며 아랍에미리트가 그전에 '자유로운 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선수를 쳤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에서 법률회사를 운영하는 조나단 데이비슨은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단순히 일하러 오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삶을 즐기고 정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여지길 바라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자연스런 진화"라고 표현했다. 

앞서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지난해 '실세'로 등극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빈살만 왕세자는 여성 운전면허 허용, 테마파크 및 영화관 신설 등 사우디의 현대화를 위한 개혁을 시행하고 있다. 

WSJ는 사우디가 이처럼 현대화 계획에 나선 이유는 외국인 투자 유치 금액이 10년 사이 10배 이하로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2007년 동안 매년 평균 182억달러(19조6000억원)에 달하던 외국인 투자금액은 2017년 들어 14억달러(1조5000억원)로 줄었다.

사우디가 개혁에 나서자 아랍에미리트는 물론 인근 중동 국가들도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관련 규제를 철회하고 있다. 카타르는 외국인 거주 관련 규제를 완화했고 쿠웨이트와 바레인도 지난해 외국인들이 투자한 사업체를 전부 소유할 수 있도록 가능케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이같은 조치에 아랍에미리트의 일부 무슬림교도들은 불편함을 드러냈다. 두바이의 일부 식당들이 라마단 기간에도 돼지고기와 술 등 금지된 품목을 판다고 광고하자 현지 언론은 이를 "더러운 브런치(아침 겸 점심)"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WSJ는 과거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아랍에미리트의) 대부분 식당과 호텔은 문화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존중한다"고 답변해왔다며 정부의 방침이 바뀐 것을 지적했다.

 

 출처 :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2018년 0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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