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향

모래 바람 뚫은 K팝에는 특별함이 있다 2019-12-24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디야에서 열린 음악 축제에서 공연하고 있는 몬스타엑스. [사진 제공 = 스타쉽]
사진설명지난달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디야에서 열린 음악 축제에서 공연하고 있는 몬스타엑스. [사진 제공 = 스타쉽]

보수 성지로 통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지난 21일(현지시간) 이곳에서 열린 음악 축제 `MDL 비스트 페스트`에 오른 K팝 그룹 `몬스타엑스`는 특급대우를 받았다. 한국에서 사우디까지 왕복 항공을 위해 주최측에서 전세기를 제공한 것. 방탄소년단, 엑소와 함께 한류의 삼각축을 이끌고 있는 몬스타엑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다. 이날 페스티벌에 참가한 K팝 스타는 몬스타엑스가 유일하다. 이들은 세계적인 DJ 스티브 아오키와의 협업 무대로 중동 관객들을 열광에 빠뜨렸다. 대표곡 `팔로우`, `미들 오브 더 나이트` 등 13곡을 잇달아 선보였다. K팝은 사우디아라비아 역사에 기록될 만한 여러 이정표를 남겼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월 해외 가수로는 최초로 첫 스타디움 공연을 열었다. 당국은 방탄소년단에 환영의 뜻을 표시하며 주요 랜드마크인 킹덤타워와 알 파이샬리야 타워에 보랏빛(BTS 상징색) 조명을 점등하기도 했다. 앞선 7월에는 슈퍼주니어가 아시아 가수 최초로 단독콘서트 `슈퍼쇼 7S`를 성공시켰다. 중동 전문가 김종도 명지대 교수는 "세련미와 예의를 동시에 추구하는 한국 문화 콘텐츠가 보수적인 아랍권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넘어 중동 지역에서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10월 엑소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명예의 거리(Walk of Fame)`에 입성했다. 방탄소년단도 엑소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신진그룹으로 통하는 비아이지도 지난달 아부다비에서 단독콘서트를 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음악 페스티벌 주최측에서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한국에서 사우디로 이동하고 있는 몬스타엑스. [사진 = 몬스타엑스 공식 소셜미디어]
사진설명사우디아라비아 음악 페스티벌 주최측에서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한국에서 사우디로 이동하고 있는 몬스타엑스. [사진 = 몬스타엑스 공식 소셜미디어]

K팝의 인기비결에는 서구 팝 시장과는 다른 `순수성`이 꼽힌다. 성(性)과 마약으로부터 자유로운 노랫말과 예의를 갖춘 아이돌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중동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미국·유럽의 음악은 섹스·마약 등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다보니, 중동 지역에서 확장성을 갖기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 "K팝 콘텐츠는 서구의 세련미와 동양의 보수적 성향을 동시에 갖춤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했다.

현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도 K팝 열풍의 요소로 분석된다. 현지 문화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바탕으로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이슬람 지역 현지 행사를 진행할 때 하이파이브 등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삼가거나, 정치나 종교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교육을 철저히 받고 있다.

`아랍돌`로 통하는 비아이지는 중동 지역 진출의 성공사례로 통한다. `라비자프(La Bezzaf)`, `쓰리다캇(3Daqat)`, `말림(LM3ALLEM)`, `보쉬르 키르(Boshret Kheir)` 등 아랍권 국가 유명곡을 현지 언어 그대로 커버한 영상으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6월 청와대에서 진행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공식 오찬에 초대됐고, 아랍 지역 현지 공연과 팬미팅도 잇달아 개최했다.

중동 시장에서 한류의 확장 가능성은 현재까진 반반이다. K팝의 잇단 성공에도 정치적 리스크가 아직은 상존하기 때문이다. 김종도 교수는 "신을 모욕하는 행동이나, 말표현 하나로도 지금껏 이뤘던 성과를 무너뜨릴 수 있다"면서 "이슬람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동반해야 K팝에 더욱 불이 붙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 매일경제 (2019.12.24.)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19/12/1079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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