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향

피라미드를 바라보는 박물관, 이집트 대박물관(GEM)이 바꾸는 문화 권력의 지도 2026-04-03
출처: https://ch.yes24.com/Article/Details/82039

24시간 쉬지 않고 관람해도 두 달 넘게 걸린다는 얘기에 모두의 궁금증을 낳으며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된 이집트 대박물관 (GEM, Grand Egyption Museum)은 기자 피라미드가 내다보이는 거리라 하루에 피라미드와 함께 관람하기 좋다. 이집트 정부가 약 10억 달러 (1조 4천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국가 경제를 살릴 전략적 프로젝트로 기획된 것이라는 점이 더욱 흥미로운 포인트다.

대영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 같은 서구 기관들은 그동안 지속되온 이집트 유물 반환 요구를 안전한 보존을 사유로 거부해왔는데 앞으로 대박물관 건립으로 이 문제는 더욱 불거질 예정이다. 대영박물관의 로제타석과 독일이 소장중인 네페르티티 흉상의 반환이 그 대표적인 예로 피라미드가 내다보이는 곳에 현대적 박물관을 세운다는 조합은 이집트가 단순히 고대 문명의 나라가 아닌 과거와 미래가 연결되는 문화 강국으로의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문화 주권을 되찾기 위한 카드가 되는 것이다. 또한 성인 기준 입장료가 한화 약 4만5천원으로 티켓 수익 만으로 연간 500만명 이상 수천억 원대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어 이집트 국내총생산(GDP)의 약 9%를 차지하는 관광 산업의 핵심 동력이자 2030년까지 3천만명으로 관광객 숫자를 늘리겠다는 정부 목표의 핵심이 될 것이다. 대박물관이 물류와 무역의 중심으로 이집트 경제의 기반이 되었던 과거와 같이 문화와 관광 중심의 제2의 수에즈 운하로 불리는 이유다. 


 부지 면적만 50만 제곱미터로 축구장 70개를 합친 크기로 루브르 박물관 유물이 약 3만 5천점을 전시한다면 이집트 대박물관은 10만점 이상의 유물을 수용할 수 있는, 루브르 3배 공간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공사를 시작했지만, 2011년 정치적 어려움이 생기면서 3년간 공사가 중단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뒤에도 팬데믹과 주변국의 무력 충돌로 공식 개관일이 여러 차례 미뤄져 마침내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전시실만 공개되다 2025년 11월 정식 개관하며 드디어 박물관 전체가 처음으로 공개되어 전세계 고고학자와 관광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며 일일 관광객 숫자를 제한하는 중이다.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은 고대 피라미드의 시간을 현재로 이어 붙인 또 하나의 구조물이다. 외벽에서부터 내부 공간에 이르기까지 삼각형 모티프가 반복되는 디자인은 피라미드 형상을 일관되게 반영하고 있다. 박물관으로 들어서기 전, 놓치지 않아야 할 것 은 람세스 2세의 '공중에 매달린 오벨리스크(Hanging Obelisk)'이다. 전통적으로 오벨리스크는 땅에 묻히거나 받침대에 가려져 있어 고대에도 현대에도 밑면은 볼 수 없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GEM(Grand Egyptian Museum)은 고대 권력의 상징을 현대 건축으로 재해석하여 관람객이 람세스 2세의 상형문자 (히에로글리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오벨리스크의 밑면으로 볼 수 있게 했다. 


 박물관에 입장하다보면 건립에 투입된 약 1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에 일정 부분 기여한 국가들의 이름이 각 나라의 언어로 박물관 외벽에 새겨져 있고, 한글 '이집트'도 찾아볼 수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유리와 석재를 이용해 빛이 가득한 공간 벽에 피라미드의 각이 반복적으로 구현되고, 입구의 람세스 2세의 거상 아래 펼쳐진 바닥은 나일강을 형상화했다. 수많은 유물 조각들을 바라보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참을 오르면, 거대한 유리창 너머로 기자의 피라미드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투탕카멘 왕의 유물 5 천여점을 역사상 처음으로 한곳에서 공개한다는 것이다.  황금관과 여러 겹의 관들은 현재 각각 분리되어 전시되어 있지만, 육신과 영혼을 단계적으로 지키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러시아 인형처럼 겹겹이 포개졌던 구조였다. 1922년 왕가의 계곡(Valley of the Kings)에서 투탕카멘의 무덤이 훼손되지 않은 채로 발굴되면서 그는 짧은 생애와 미미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인류 역사의 창이 되어 유명한 파라오로 남게 되었다. 특히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는 이집트의 모나리자라고 불리우며 인파 속에서 줄을 서서 관람을 한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대박물관이 있는 기자 지구 관광을 마쳤다면 또다른 백미는 역대 왕들의 미이라이다. 이집트 문명 박물관 (NMEC)에 가면 카이로에서 가장 많은 미이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카이로의 대표 전망 명소이자 이슬람 건축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술탄 하산 모스크 (Sultan Hassan Mosque)는 카이로에서 가장 웅장한 이슬람 건축물답게 외관부터 압도적인 규모와 화려한 내부 공간을 자랑하기에 수많은 모스크 중 한곳만 제대로 보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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