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국 은행들 줄잇는 ‘합병’ 바람, ‘정부지출 억제책’될까 2016-12-29

중동의 은행들이 합병 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하고 있다. 11월 이루어진 석유 생산량 감산 합의로 유가가 상승세에 접어들긴 했지만, 이미 경제적 타격을 입은 걸프국들의 은행 합병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카타르의 마스라프 알 라얀(Masraf Al Rayan QSC)과 바르와뱅크(Barwa Bank QSC) 그리고 카타르 국제은행(IBQ) 3곳은 최근 합병을 논의했다. 논의가 성사되면 약 1600억 리얄(약 51조 원)의 자산가치 규모를 가진 대형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중동 전문매체 걸프뉴스에 따르면 은행들은 구체적 거래 내용에 대해선 발표하지 않은 상태로, 아직 협상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만 밝혔다.  



올해 초에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국립은행(NBAD)과 퍼스트 걸프뱅크(FGB)가 합병 안을 발표했다. 이후 7월 NBAD와 FGB 이사회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통합할 것을 결정했다. 예정대로 내년 첫 분기에 합병이 완료된다면 이들의 자산가치 규모는 1750억 달러(약 209조 원)에 이르게된다. 



이들 은행의 합병은 각국의 자산가치 하락과 경제 성장 둔화, 그리고 정부의 저 지출 정책에 의한 경쟁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정부 지출과 관련이 깊은데, 두바이 소재의 컨설팅기업 컨트롤리스크스의 알리슨 우드 분석가는 은행 합병이 “정부 지출을 억제하기 쉬운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중동 국가들은 유가 하락을 겪으면서도 동시에 은행들에 예금 및 수익 증가를 압박해온 상황이다.



그러나 우드 분석가는 “(은행 합병이) 각국이 직면한 재정 문제들의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더 광범위한 개혁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재정 건정성 강화도 주요 목표다. 도하에 소재한 암왈 LLC의 탈랄 사모우리 자산 운용 부문 책임자는 카타르 은행 3사의 합병이 “새로운 시장 점유율의 확보보다 은행의 강화”에 그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합병은 은행들의 서비스와 다른 지역의 통합 운영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면서 은행들의 대차대조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카타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올해 더 심각한 유동성 부족을 겪고있다. 중동 내 산유부국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올해는 15년만에 처음으로 재정 적자를 보게됐다. 도하은행의 라가반 씨타라만 행장은 앞서 5월 정부가 90억 달러의 유로본드를 매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동 내 은행들의 합병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아부다비는 NBAD와 FGB 합병 이후에도 자국의 금융 서비스 산업 부흥을 위해 더 많은 통합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아부다비 상업은행(Abu Dhabi Commercial Bank PJSC)과 유니온 국립은행(Union National Bank PJSC), 그리고 아부다비 이슬람은행(Abu Dhabi Islamic Bank PJSC)과 알힐랄은행(Al-Hilal Bank PJSC)도 향후 합병 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이 현재 업계에선 파다하다.



우드 분석가는 일부 은행들과 국영 기업들의 합병 가능성을 전망하며 “석유화학과 부동산도 지켜볼 만 하다”고 예상했다.

 

 

 

출처: 아시아투데이(2016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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