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랍교류

통일신라시대 AD 676-918

한국과 아랍의 교류는 통일신라를 찾아온 아라비아 상인들로부터 시작됩니다.
신라는 비단, 검, 사향을, 아랍은 향료, 유리기구 등을 서로 교환했습니다. 이러한 교류의 역사는 통일신라를 아랍세계에 최초로 소개한 아라비아 상인 술레이만의『중국과 인도소식』 이라는 여행기에도 나와 있고, 현재에도 남아있는 중세 아랍문헌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중세 아랍문헌에는 당시 신라 거주 아랍인들의 삶, 아랍인들이 바라본 신라의 지형, 자연환경, 생활상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특히 유럽 세계지도에 한국이 등장한 시기보다 400여년이나 앞서는 아랍 지리학자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1154년)는 한국-아랍 만남의 유구한 역사와 뿌리 깊은 인연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000년 전, 세계를 누비던 아라비아 상인들을 실크로드(육로)를 만들었고, 인도항로(수로)를 개척했으며 한국과 아랍의 역사적인 교역의 길을 열었습니다.

고려시대 AD 918-1392

상인들의 교역으로 시작된 한국-아랍의 교류는 고려시대에 이르러 더욱 눈부시게 발전합니다. 원나라를 통해 아랍과 이슬람 세계가 고려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교역은 더욱 활발해집니다. 고려에는 아랍인들만의 공동체가 만들어졌고, 고려 정부 관리로 아랍인이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한국-아랍의 활발한 교류에 따라 고려는 아랍과 유럽에 <꼬레>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고려는 사라졌지만 <코리아>라는 이름은 그대로 남아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AD 1392-1910

교류를 통해 문화와 과학, 기술이 오고 갑니다. 절정을 구가했던 한국과 아랍의 교류는 조선시대 초기 과학기술과 공예품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그 영역이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조선왕조 중·후기에 들어서면서 아랍문명의 진입로였던 중국의 폐쇄정책과 보수적인 유교문화의 정착으로 한동안 공백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조선 말기에는 개화의 물결로 인한 문호개방과 오스만제국의 적극적인 동방진출로 한국과 아랍의 교류는 다시 활발해지기 시작했고, 20세기를 지나 21세기에는 새로운 교류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현재

한국은 1960년대 아랍 4개국(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튀니지), 1970년대 아랍 4개국(수단,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1980년대 아랍4개국(레바논, 리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1990년대 아랍 2개국(알제리, 이집트)과 수교를 맺었습니다.
1970년대 아랍 국가들의 대규모 사회 기반시설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본격 진출하면서 한-아랍 교류가 활발해지기 시작하였고, 세계 최대로 일컬어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바일 지역 항만공사를 비롯하여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수많은 프로젝트에 한국기업이 참여하였습니다. 에너지 집중형 산업 구조를 갖추었던 아랍과 제조업 중심의 한국은 상호보완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아랍 국가들이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다각화를 추진함에 따라 상호 협력 범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경제 협력 이외에도 문화, 학술, 정치외교 등 전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은 포괄적, 균형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단순한 교류를 넘어 서로 마음이 통하는 동반자로서 1000년을 이어 온 한국과 아랍의 교류는 이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