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소식

쌍용건설-두바이투자청 MOU체결, M&A 9부능선 넘었다 2015-01-08
7년간 7번 실패했다. 올 들어 8번째 진행된 쌍용건설 인수합병(M&A). 이번에는 속전속결(速戰速決)로
진행됐다. 지난 10월 쌍용건설 매각 공고를 내자마자 2주 만에 예비입찰에만 국내외 업체 7개사가 참여했다.
예비실사와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양해각서(MOU)체결까지 불과 두 달 만에 매각 작업이 이뤄진 셈이다.




◆ 몸집 줄인 것 주효…수주능력 인정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기업회생절차 중인 쌍용건설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두바이투자청 간에 양해각서(MOU) 체결을 허가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 관리인과
두바이투자청은 이날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할 방침이다.


두바이투자청은 앞으로 3주 동안 쌍용건설에 대한 확인 실사를 거친 뒤 양해각서에 따른 투자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본계약을 체결하고 변경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인수 방법은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
신주인수(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참여, 그 금액 전액을 채권자협의회 채권에 상환한다.

서울 잠실에 있는 쌍용건설 본사. /조선일보DB
▲ 서울 잠실에 있는 쌍용건설 본사. /조선일보DB


이번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된 이유는 쌍용건설의 몸집을 가볍게 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법정관리를 통해
그간 M&A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 채무를 완전히 해소했다. 또 8500억원
수준의 채무를 채권단 출자전환(5476억원)을 통해 21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부채로 1조원까지 높아져 있던 몸값은 2000억원대로 낮아졌다.


이와 함께 업계에선 쌍용건설의 해외건설 수주 능력이 인정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진단한다. 또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아시아와 중동지역 발주기관의 유력인사와 친분이 두텁다는 점 등도 두바이투자청이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 두바이투자청 쌍용건설 활용가치 커

이번 매각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두바이투자청이 남는 장사를 했다”고 보는 이가 많다. 두바이투자청이 제시한 쌍용건설 인수 금액은 2000억원 미만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에서 원하는 3000억원 수준에 못 미친다.
법정관리를 통해 회사를 클린화해 추가 부실이 나올 가능성도 적다. 시공능력 기준으로 국내 19위의 건설사를
2000억원도 안 되는 금액에 인수하는 것 자체가 성공적인 딜(deal)이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두바이투자청은 쌍용건설 인수를 통해 전략적 투자분야에 걸맞은 명성 있는 건설사를 보유하게 된다. 인수 후 활용 가치도 크다.

현재 두바이투자청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중동과 아시아지역에 건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두바이는 석유가 나오지 않아 자체 개발사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단순 투자가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M&A에
참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두바이투자청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서 경영계획과
종업원고용승계 등 비가격적인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쌍용건설 당분간 재매각 없을 듯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단순 이익 회수를 위한 사모투자펀드(PEF)가 아니라 국부펀드라는 점에서 쌍용건설의
지배구조는 안정적으로 바뀌게 된다. 사모펀드는 5년가량 회사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나서 투자금 회수를 위해 재매각을 한다. 두바이투자청은 이익 회수보다는 투자 분야와 개발사업을 위해 인수한 만큼 단기간에
재매각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국부펀드가 대주주로 등장함으로써 국내외 회사 신인도 대폭 상승하게 된다. 두바이투자청이 발주하는
공사도 안정적으로 수주할 수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해외사업 입찰 결과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어도 재무상태 때문에 놓친 공사만 약 4조원에 달한다.


현재 쌍용건설은 법정관리 중에서도 기존 강점이었던 해외건설 수주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 신공항 터미널과 행정청사빌딩, 다용도 상업시설 등 3건의 건축 프로젝트를 3억달러
(약 3000억원)에 단독 수주했다. 지난 6월에는 8100만 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호텔 컨벤션 센터 본 공사를
따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1조5519억원이다.





출처 : 조선Biz (2014년 12월 29일)

첨부파일
관련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이전글,다음글
이전글 국내는 포화…해외로 나가는 중소병원
다음글 대성산업, 이라크 광구에서 원유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