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로 날아가 순환계 약 등 완제의약품과 기술 수출 계약을 사우디 SPC와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진출과 더불어 인접 지역에도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사우디 시장은
선진국에서 생산된 수입 완제의약품이 80% 이상을 차지해 사우디 의약품 인허가 장벽은 유럽 미국
수준만큼이나 높다.
이런 결과가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 중동 제약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에 사우디 빈라딘그룹 산하
보건의료 사업을 전담하는 HDH의 자회사인 SPC와 네트워킹 기회를 정부로부터 제공받았다.
SPC는 높은 인허가 장벽을 의식해 파트너사 선정 시 연구 단계부터 생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많은 내용을
질문하고 검토했다. 처음에는 SPC가 테스트하는 것 같아 기분이 상했지만 막대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높은
소득수준을 가지고 있는 중동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임했다.
3월 사우디 방문 시 SPC 최고경영자에게 왜 비씨월드제약과 계약을 맺으려고 했는지 질문한 적이 있다. 그는
"비씨월드제약은 회사 규모는 작지만 다른 기업과 달리 오너가 직접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는 등
우리와 함께 사업을 하기 위한 자세가 인상적이었다"고 답했다.
비씨월드제약은 2014년 1년 매출액보다 많은 38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선진 제약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말 인증을 신청할 계획으로 미국 유럽 인증 수준에 맞게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사우디 제약 시장 진출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중동 진출의 기회는 처음 정부가 제공했지만 그 기회를 계약으로 도출한 것은 비씨월드제약의 적극성에 기인한 것이다.
SPC와 접촉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중 하나는 의약품 생산·공급에 관한 자국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이었다.
사우디 자국민의 건강 문제만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석유 산업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를
먹여살릴 제2, 제3의 산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제약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게 된 계기인 것으로 보인다.
SPC는 우리 회사와의 기술 이전 및 완제의약품 수입계약뿐만 아니라 JW홀딩스와 플랜트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SPC 측에서 제약단지 건설을 위해 보여준 사우디 수다르 지역의 광활한 토지는 의약품 자급자족에 대한
사우디의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마치 우리나라가 1960~1970년대 불모지였던 울산, 포항 용지에 자동차 공장, 조선소, 제철 공장을 지었던
경험과 오버랩돼 흥미로웠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사우디는 물론이고 인접
지역에서 대한민국 기술과 제품이 시장을 주도한다면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이겠는가.
출처 : 매일경제 (2015년 4월 7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