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향

사우디 문화개방 확대… 한류도 주목 2019-08-02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이슬람국가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문화개방에 따라 새로운 한류 시장으로서 기대를 얻고 있다.

 

7 12일 보이그룹 슈퍼주니어가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인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단독 콘서트를 펼쳤다이어 13 제다 시즌 페스티벌에 슈퍼주니어 유닛 슈퍼주니어-D&E와 슈퍼주니어-K.R.Y.가 올랐는데 두 공연 모두 현지 미디어에서 크게 다뤄졌다.

 

13일 무대는 중동 최대 규모의 방송사인 MBC그룹의 'MBC 4'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사우디아라비아 아랍뉴스 신문은 슈퍼쇼 7S’ 기사를 1면에 게재하며 “2005년 데뷔해 세계에서 음악적인 영향력을 미친 그룹으로매진을 기록한 단독 공연은 마치 음악적 걸작과도 같았다고 썼다.

 

이에 뒤이어 방탄소년단(BTS)’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비아랍권 가수 최초로 스타디움 투어를 연다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방탄소년단은 현지시각 10 1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의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스타디움 투어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를 펼친다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은 약 6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으로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 등이 이곳에서 열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한류를 주목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이란과 아랍에미리트를 중심으로 배우 이영애(48) 주연 드라마 대장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이 이뤄졌다이후 TV 콘텐츠는 더빙 위주로 현지에 소개됐다.

 

한콘진은 최근 테마파크 등 엔터테인먼트 단지 개발이 폭증함에 따라 국내 아케이드 게임 및 실감형 콘텐츠 기업도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진출을 노려볼 만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현지의 음악 공연이 활성화 되는 상황에서 K-pop의 시장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를 비롯해 민간기업에서 국내 K-pop 그룹 콘서트를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되기도 했다고 전했다이 그룹들은 바로 슈퍼주니어방탄소년단이며 다른 팀들도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문호 적극 개방 나서 사우디는 원유에 집중된 경제·사회를 구조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무함마드 빈 살만(33) 왕세자 주도로 비전 2030 이니셔티브를 시행하고 있다그 중에서 K팝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에 대한 다방면의 육성 계획이다여기에는 영화관 개관콘서트 개최 등 개방 확대방안이 포함돼 있다슈퍼주니어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는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이슬람 맹주국으로서 그간 전통을 고수해 온 사우디에서 최근 서구적이고 글로벌 표준적인 생활양식을 허용하기 시작한 것도 고무적이다.

 

하루에 5번 기도를 올려야 한다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기도 시간 중 상점들이 영업을 중단하는 것을 폐지기도 시간에도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쟁이 일고 있다.

 

사우디의 상점들은 보통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다백화점 등 상점 고객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곧 영업이 중단되니 서둘러 쇼핑을 마쳐달라"는 방송을 들어야 한다기도 시간에 상점 주인이나 종업원들이 기도를 올릴 수 있도록 영업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 5번의 기도 시간 중 새벽과 영업이 본격화하기 전인 아침 기도 시간은 문제될 것이 없다문제는 오후 3시와 6시 반, 8시에 있는 3번의 기도 시간이다한참 물건을 둘러보던 중 “10분 뒤 계산대가 문을 닫으니 서둘러 쇼핑을 끝내 달라는 방송을 듣는 것에 불만을 터트리는 소비자들이 많다.

 

사우디는 이달 일정한 수수료를 내면 24시간 영업을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알아라비야 방송은 여기에는 기도 시간에 영업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영업하도록 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전했다그러나 당국이 이를 부인하자 이런 보도를 전문 취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우디 당국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기도 시간 중 영업 허용은 머지않아 이뤄질 것이라고 몇몇 사우디 언론들은 보도했다.

 

사우디 성직자들과 보수적인 무슬림들은 하루 5번의 기도는 독실한 무슬림과 알라신 사이의 가교라며 정해진 기도 시간에 기도를 올리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무슬림의 정체성을 공격하는 것이며 서구 문화를 좇아 사우디를 타락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왕이 임명하는 자문기구이자 의회 역할을 하는 슈라위원회는 지난 3월 기도 시간 중 영업 허용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슈라위원회 멤버인 이사 알-가이트는 약국이나 주유소같이 필수적인 가게들부터 단계적으로 기도 시간 중 영업이 허용될 수 있으리라고 말했다.

 

사우디에 서구적인 생활양식이 자리 잡는 것은 여성 소비자가 주도하는 한류 콘텐츠 시장에 희망을 주고 있다최근 사우디는 여성에게 운전을 하거나 남성 후견인 없이도 해외여행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성차별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콘서트 시장도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작년에만 5000회 이상 콘서트가 개최됐다한콘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종교계는 그간 음악은 악마에게 문 여는 일이며 콘서트연극 등 우리의 가치를 파괴하고 도덕을 망치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하지만 왕실을 비롯한 권력층은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한 소프트 파워를 육성해야 한다는 기조를 밀고 나가고 있다외국인 아티스트 콘서트 유치에도 적극적이다최근 들어서는 공연장에 여성 관객의 입장을 허용해남녀가 섞여 환호성을 지르는 풍경도 빚어지고 있다.

 

 

 

정치·문화적 불안요소 잘 짚어야 = K-pop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분명히 매력적인 곳이다아직 팬들이 적극적으로 발굴되지 않은 지역인데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높고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한콘진은 유가에 좌우되는 경제적 불안정성시아파 국가들과의 종교적 불안정성 등 다양한 위기 요인들이 상존하는 시장으로 국가의 정책적 방향유관산업 이해관계자들의 사업 진행 현황 등을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여성의 사회진출과 서구식 문화 수용이 확대됐지만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두고 논란이 일어나는 등 뒤에서는 여전히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유효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콘텐츠 산업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정치적문화적인 요소를 고루 살펴야 한다일례로 2015년 그룹 'B1A4' 멤버들이 말레이시아 팬 미팅에서 껴안은 무슬림 소녀들은 현지에서 체포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쓴 여성이 낯선 남자와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이슬람 전통'에 어긋났기 때문이다.

 

한류 관계자는 우리가 볼 때 이슬람 문화권에 속해 있는 중동 문화가 이해가 되지 않은 측면이 많다면서 한류를 통한 문화교류로 여성 문제 등 불합리한 것이 점차 해결되는 동시에 우리의 편견도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무역신문(20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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