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향

중동 최초의 ‘한국현대미술’ 비대면 전시회, 현지인 반응은 2020-09-16

[두바이 파일럿 도전기-175] 코로나19 가 가져온 가장 사회의 극적인 변화 중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아마 ‘비대면 시대’로의 급격한 전환이 아닐까 싶다. 미술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까지 오프라인 전시회로 개최됐지만 올해에는VR(가상현실)을 활용한 비대면 전시회로 속속히 바꾸면서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특별한 미술 전시회가 열렸다. 한국문화부와 UAE 문화청소년부가 2020년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한국현대미술전시 ‘오감도: 한국 미술의 다섯 풍경’을 비대면으로 개최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중동지방에서 비대면 미술 전시회를 연 것은 최초의 일이다.

 


세계 미술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날 우리 미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를 대답하기 위해 권남희, 권현빈, 김덕훈, 김병훈, 김승영, 김은형, 박소영, 백현주 등 한국현대미술 분야에서 촉망받거나 이미 활약하고 있는 14명의 작가들이 이번 비대면 전시회에 참여했다.

UAE한국문화원은 “이상의 <오감도>라는 시가 있다. 파격적인 작품으로 종래의 시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기념비적인 이 시는 우리에게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며 “전시회명인 ‘오감도: 한국미술의 다섯 풍경’은 21세기 한국미술의 새로운 ‘한국성’을 바라보고자 기획한 전시라고 밝혔다.
 

노트북을 이용해VR 전시회를 직접 관람해봤다. 손가락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마치 내가 걷는 것처럼 움직인다.
사진설명노트북을 이용해VR 전시회를 직접 관람해봤다. 손가락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마치 내가 걷는 것처럼 움직인다.

관람 방법은 매우 간편하다.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마우스로 전시관 내부 화면을 클릭해서 작품을 감상하면 그게 전부다. 손가락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마치 내가 걷는 것처럼 움직인다.좀 더 가까이 보고 싶다면 줌으로 확대를 한다. 작품 옆에는 작가의 설명과 해설이 첨부돼 있어 작품 감상의 이해를 돕는다.

오감도라는 말처럼 ‘새로운 전통’, ‘도시의 몽타주’, ‘문화의 재구성’, ‘일상다반사’, ‘심안(心眼)의 풍경’이라는 다섯 가지의 주제로 구성됐다. 전통부터 현재의 일상, 급변하는 도시, 혼재하는 문화, 우리 내부의 심상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한국성’을 새로이 드러낼 것이라는 것이란 설명이다.
 

백현주 작가의 ‘성북구 성북동’ 작품 스틸컷
사진설명백현주 작가의 ‘성북구 성북동’ 작품 스틸컷

이번 전시회에 ‘성북구 성북동’ 작품으로 참여한 백현주 작가는 “팬데믹이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온라인이란 새로운 플랫폼이 생겼다는데 흥미로움을 느꼈다”며 “몸으로 체험해야하는 전시회를 어떻게 가상현실로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은형 작가의 출품작들. 보는 각도에 따라 새로운 작품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김 작가는 “오프라인에선 불가능한 VR전시회만의 묘미”라고 설명했다
사진설명김은형 작가의 출품작들. 보는 각도에 따라 새로운 작품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김 작가는 “오프라인에선 불가능한 VR전시회만의 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 수묵화 작품을 선보인 김은형 작가는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각도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이미지들이 나오게 한다는 식의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며 “이런 것들이 VR전시회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오프라인에서는 불가능한 새로운 콘텐츠의 시도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현지인의 작품 감상평을 직접 듣기 위해 아부다비에 위치한 UAE 한국문화원에 방문해 이번 전시회를 감상했다는 UAE 현지인도 만났다. 보통 미술분야에서도 ‘현대미술’은 일반인에게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데, 한국인도 아닌 중동사람들은 이번 한국현대미술 비대면 전시회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아부다비에서 만난 UAE 현지인 자우하라씨와 사이프 씨. 그들은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친구들에게도 추천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설명아부다비에서 만난 UAE 현지인 자우하라씨와 사이프 씨. 그들은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친구들에게도 추천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부다비에 거주하고 있는 자우하라(Jawhara) 씨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굉장히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그동안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런 접근은 처음이었고, 예술 측면에서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친구들에게도 추천하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지 대학에 재학중인 사이프 씨(Saif) 역시 “VR전시회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더 쉽게 즐길 수 있었다”며 “이걸 어떻게 타인과 공유하냐가 중요한것 같다. 미술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었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국의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류’라는 말이 KPOP과 K-Drama로 대표되는 ‘한국 대중문화’에 주로 그 방점이 찍혀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한국 미술, 무용 등 ‘예술분야’까지 모두 포괄하면서 그 범위가 넓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 측면에서 이런 종류의 전시회가 앞으로도 꾸준히 열려 외국인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출처 매일경제 (2020.9.16.)

https://www.mk.co.kr/news/stock/view/2020/09/95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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