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향

"한국어가 음악소리처럼 아름다워요"…사우디 여대생 단야씨 2015-08-24


한국드라마 좋아 8년 한국어 독학…한국어 동아리 '인기 강사'
숙대 초청으로 1주간 방한…"한국, 아름답고 친절해 더 좋아져"


"가끔은 나 자신이 꼭 한국 사람 같아요. 한국에 좋은 일이 생겼다는 뉴스를 들으면 내 일처럼 기쁘고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13살 때 우연히 한국 드라마를 접하고 한국에 빠져들게 됐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여대생 단야 아델 알 압둘카델(21)씨는 23일 서울 중구 숙명여대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능숙한 한국어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쏟아냈다.

그는 숙명여대가 진행하는 '학생리더십 프로그램'(GEP) 참가자 20명에 포함돼 이달 17일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어가 음악처럼 아름답게 들려 잘 때도 한국 드라마를 틀어놓고 익혔다는 그는 "한국말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것 같다"며 한국어 예찬을 이어갔다.

한국 드라마의 내용이 재미있고 따뜻할 뿐 아니라 구성도 훌륭해 금세 빠져든다는 그는 "드라마 중에서도 '응답하라 1997'을 가장 재밌게 봤는데, 여기서 나온 사투리의 어감이 귀엽고 재밌어 자꾸 따라 하게 된다"며 부산
사투리를 흉내내기도 했다. 

한국어를 8년간 독학으로 익히면서 어려울 때도 잦았지만,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연결된 이름 모를 한국 친구들이 꼼꼼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줘 무난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우디의 왕립 여대 '프린세스 노라 빈트 압둘 라프만 대학'(PNU) 영어통번역과에 다니는 그는 교내 '한국어
동아리'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 자원봉사하고 있다.


PNU 재학생 6만여명 중 한국어 동아리에 등록된 학생은 300여명에 달한다고 단야씨는 전했다. 다른 외국어
동아리인 인도어·일본어 동아리의 회원이 각각 30명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한류 열풍'을 느끼게 한다.


단야씨를 포함해 4명의 한국어 강사들이 각각 일주일에 2번씩 30∼40명의 회원에게 1시간가량 한국어 수업을 한다. 

"저는 드라마로 한국어를 배워서 존댓말이 약해요. 그래서 똑같은 실수를 안 하려고 친구들한텐 드라마가 아니라 정식 한국어 교재로 가르치고 있어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야기부터 차근차근 한국어를 가르쳐 나가지만, 예문에는 어김없이 한국 드라마 대사나 케이팝 가사, 한류 연예인 이야기 등을 섞어 집중도를 높인다고 나름의 교수법도 소개했다. 

그는 한국어 소리가 귀에 예쁘게 들려 좋고, 한글 자체도 마치 퍼즐 맞추기처럼 신기하고 재밌다고 했다. 

'ㄱ·ㄴ·ㄷ·ㄹ…' 등 자음과 'ㅏ·ㅑ·ㅓ·ㅕ…' 등 모음의 모양새가 마치 퍼즐 블록 같아, 다양한 형태로 이를 조합하며 글자를 만드는 것이 퍼즐을 맞추는 게임처럼 느껴진다고 눈을 반짝였다. 

한국에 와서 동대문과 남산, 이태원, 명동 등 서울 일대와 판문점 등을 돌아본 그는 "한국에 처음 와 무척 흥분
되고 설렜다"면서 "직접 와 본 한국은 기대 이상으로 아름답고 사람들도 친절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최초의 주한 사우디 여성 대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힌 단야씨는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 한국에서 많은 걸 보고 느끼고 머리에 담아가는 것 같아요. 돌아가면 한국을 더 자세히 알리고 싶고,
동아리 학생들에게는 더 열심히 한국어를 가르쳐 주고 싶어요."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0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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