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부는 민영화 바람…저유가 시대 생존 움직임 2017-07-13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푸자이라의 원유 수송 시설. /AFPBBNews=뉴스1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푸자이라의 원유 수송 시설. /AFPBBNews=뉴스1

중동에 거센 민영화 바람이 불고 있다. 석유자원 수출에 국가재정을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산유국들이 국제 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자 자금조달의 한 방편으로 국영기업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이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는 이날 일부 계열사에 대한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ADNOC은 이번 IPO를 통해 엑손모빌이나 로열더치쉘 같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협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증시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동시에 글로벌 기업과 협력 확대로 수익률 제고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린다는 계산이다.

UAE 국영 언론 더 내셔널은 "ADNOC이 구체적인 IPO 계획을 발표하는데 몇 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며 "기업공개 이후 해외 증시가 아닌 국내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IPO 이후 ADNOC이 어느 정도의 지분을 매각할지는 미지수다.

술탄 아메드 알 자베르 ADNOC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세계 에너지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새로운 에너지 시대, 성장을 위해서는 더욱 창조적이고 유연한 경영전략과 사업모델이 필요하다”며 민영화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동 산유국의 국영기업 민영화 추진은 낯설지 않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IPO 계획을 발표했다. 아람코 주식을 미국이나 영국 증시에 상장하고 지분 5% 정도를 매각해 1조 달러(약 1151조 원)에서 2조 달러 정도를 조달할 계획이다.

쿠웨이트와 오만 등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쿠웨이트는 국영기업 쿠웨이트에너지를 영국 런던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만은 자국 증시를 이용해 국영 에너지 기업의 민영화를 진행하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이 국영 기업 민영화에 나선 배경에는 저유가 장기화로 인한 재정 부담이 자리한다.

실제로 UAE의 석유 수출 규모는 2014년 888억5500만 달러에 달했으나 지난해 455억5900만 달러로 급감했다.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 팔리던 원유값이 반 토막 났기 때문이다.

에너지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는 “중동 국영 에너지 기업들은 세계 원유공급의 70%를 담당한다”며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정 부담으로) 향후 몇 년 내 더 많은 국영 에너지 기업의 민영화가 추진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트 오일(석유 고갈 이후) 시대를 앞둔 산유국들의 고민도 민영화 추진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국가 경제의 지나친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마련하는 가장 편리한 방법이 국영기업 민영화다.

RBC 캐피털 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상품전략부문 대표는 "UAE는 2030년까지 석유 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중동 국가들의 또 다른 트렌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동 산유국들은 세계적 수준의 투자 수단을 만들기 위해 '오일 머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머니투데이(2017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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