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 거점’ 손색 없는 두바이 2020-05-0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지구상 모든 나라를 전대미문의 공포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중동의 허브에서 세계 비즈니스 허브로 발돋움하던 두바이도 ‘2020 두바이엑스포의 연기를 신청하면서 우려의 시선이 늘고 있다.

 

코로나19의 각국에 대한 영향은 바이러스의 존속 기간, 인간의 생활 패턴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향후 여러 국가들의 회복력과 연계돼 있다.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지만 역사적으로 인간이 극복하지 못한 바이러스는 없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길어야 수년 내 종전처럼 평상을 되찾을 것이다. 동서양 간 또는 대륙 간 중간 위치에서 허브 역할을 해줄 나라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에서 필자는 장기적으로 두바이의 장래에 대해서도 매우 낙관적이다.

 

우선 두바이의 지정학적 위치와 해상·공로를 연결하는 인프라는 두바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두바이는 지정학적으로 입지가 좋다. 해상 입지도 좋아 동서양 해상로의 중간에 있으며 제벨 알리 등 프리존은 따라갈 나라가 없다. 지금은 아랍에미리트(UAE) 항공기들이 열병식의 병사들처럼 공항에 늘어서 있지만 언제든 세계로 날아갈 수 있다. 지정학적 위치는 타고난 복이지만 해상과 항공로를 연결하는 인프라는 두바이 통치자의 안목과 식견이 만들어놓은 큰 자산이다.

 

둘째, 두바이에는 코즈모폴리턴적 요소, 즉 인종·언어·문화·종교적 다양성과 공존의 지혜, 관용의 문화, 법에 의한 지배, 보편주의적인 통치 방식, 범용적인 언어 등이 이미 정착돼 있다. 두바이에 거주하는 200개 이상 국적의 외국인들이 UAE 인구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이미 공존의 방식과 관행을 터득했다. 두바이는 모든 인종과 문화를 포용하도록 설계돼 있다. 동서남아시아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아 신남방 정책의 거점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두바이에는 관용의 문화가 있다.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이해하고 반드시 금지해야 하는 정도가 아니면 묵인하는 그런 관용이 있다. 예컨대 종교 비자를 발급해주며 비모슬렘에 대해서는 음식과 주류에 있어 조금 더 유연한 접근을 취한다. 라마단 금식 기간에도 칸막이를 둘러놓고 식당 영업을 하는 것이 인정된다.

 

 

 

로마에는 로마법이 있듯이 두바이에는 다양한 국적의 모든 거주자에게 차별 없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법이 있다. 이 과정에서 사안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높은 벌금이 부과되기도 한다.

 

두바이의 사실상 공용어인 영어도 그 생존 능력의 큰 자산이다. 대학들의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한다.

 

두바이가 가진 전시장·회의장·호텔·식당·카페 등 마이스(MICE) 시설도 주변국들이 수년 내 쉽게 이루기 어렵다.

 

이외에도 두바이 주변의 중동·중앙아시아·동서남아시아, 아프리카 개도국에서 몰려오는 노동인력이 두바이 경제 동력에 도움이 되고 있다.

 

따라서 두바이는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지라도 시간이 가면서 회복하고 도약할 것으로 본다. 두바이 정부는 지난 3월 말 모든 국제선 여객 항공편의 UAE 출발·도착을 전면 금지하기 전까지 한국인 확진자가 점증하는 상황에서도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인의 입국·경유를 모두 허용하는 호의를 보여줬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의료·화상회의와 원격교육 등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의 비즈니스와 협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바이를 넘어 대륙의 여러 나라들로 비즈니스와 협력의 길을 더 많이 열어갈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한국의 세계화는 미국·유럽·중국·동남아에 편중돼 있고 그것을 더 보완하기 위해 신남방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부 창출이 대외관계와 무관하게 이뤄질 수 없고 과도한 대중국 무역 의존도 문제를 인식한다면 우리의 대외관계는 보다 균형 잡힌 접근과 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전략 거점에서 두바이가 더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우리 총영사관의 인력과 인프라, 정보수집과 서비스가 강화되고 두바이 한국문화원 설치도 추진돼 한류 확산의 촉매 역할을 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처 서울경제(2020.5.8.)

https://m.sedaily.com/NewsView/1Z2O6CSQDA 

첨부파일
관련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이전글,다음글
이전글 '중동 허브' UAE, 거주비자 소유 외국인에 한해 빗장 풀었다
다음글 UAE, 전자상거래 시장 32조원 규모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