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 중동의 우버 '카림'과 손잡았다 2017-06-19
독일의 완성차 제조업체 다임러(ETR: DAI)가 '중동의 우버'로 불리는 카림(Careem)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다임러는 지난 2월 우버와도 협력을 구축한 바 있다.

카림의 차량공유서비스 어플 화면  / 카림 공식 홈페이지.
카림의 차량공유서비스 어플 화면 / 카림 공식 홈페이지.
카림은 15일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의 모기업 다임러와 두바이왕국홀딩스 등이 5억달러의 기금모금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카림은 지난 2012년 설립된 중동의 차량공유서비스 스타트업으로 중동 지역 80개 도시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고, 약 1000만명 정도의 사용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카림의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무다시르 세이카는 "이번 투자유치로 카림의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어섰다"면서 "중동 지역의 차량공유서비스 시장은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카는 "현재 중동지역의 차량공유시장은 카림과 우버의 점유율을 합쳐도 잠재 시장의 1%에 불과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임러금융서비스AG(Daimler Financial Services AG)의 클라우스 엔트만 CEO는 "카림에 대한 이번 투자는 전세계 차량공유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적 첫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내에서 카림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임러 측은 정확한 투자금액 등 세부적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카림은 또 미국의 여러 스타트업들과 함께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내 자율주행 대중 교통수단인 자율주행팟(self-driving pods)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율주행팟은 운전자 없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열차나 버스를 개인차량처럼 사용자가 원하는 특정 지역(Pods)에서 타고 내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업계 내에서는 차세대 교통수단인 자율주행팟이 사람들의 여행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카림의 이 같은 시도는 두바이 정부가 2030년까지 두바이 전역 도시 중 4분의 1 이상을 운전자없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힌 계획과도 맞닿아있다. 

카림의 세이카 CEO는 "교통의 미래는 자율에 있다"면서 "우리는 다임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혁신적 계획이 조금 더 빨리 성취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카림 측은 이날 투자유치 사실을 밝히면서 모금된 기금은 자율주행팟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림은 이미 지난 6개월 간 터키와 이집트, 파키스탄 등지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카림의 차량공유서비스앱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데, 전체 이용자 중 3분의 2 정도가 여성 고객층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카림의 차량공유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카림 페이스북 페이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카림의 차량공유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카림 페이스북 페이지.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들의 운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왕자가 "사우디 여성들도 운전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오랫동안 종교를 이유로 여성들에게 운전이 금기됐던 문화가 한번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 세계에서 여성의 운전이 금지된 유일한 나라다. 압둘라 왕자의 인터뷰가 나온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지난 6일 여성운전을 허가하라는 시위를 벌인 사우디 여성이 운전 중 체포되는 사건이 있기도 했다.

차량공유서비스업체와 손을 잡는 완성차 기업은 다임러 뿐이 아니다. 다임러, 제너럴모터스(GM) 등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자동차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새로운 매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량과 차량공유서비스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것도 매출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전략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특히 차량공유서비스의 업계전망은 밝다. 집카(Zipcar), 우버(Uber), 리프트(Lyft), 비아(Via) 등으로 대표되는 차량공유업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차량을 구매하거나 소유하는 대신 필요할 때만 이용할 수 있는 차량공유서비스를 선호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차량공유서비스 가입자 수는 약 800만명에 달한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 설리번에 따르면 차량공유서비스 이용객 수는 2025년 3700만명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M은 지난해 우버의 라이벌인 리프트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5억달러를 투자했다. 도요타는 우버에 1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폴크스바겐 또한 이스라엘의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겟(Gett)에 3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차량공유서비스가 확대되면 자동차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기존 완성차업체들은 이에 대비해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WSJ은 다임러의 카림에 대한 투자는 글로벌 완성차제조업체들이 공유 경제에 뛰어들고 있는 흐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프로스트앤 설리번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출시한 다임러의 차량공유서비스 'Car2Go'에는 이미 20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있어, 앞으로 다임러의 해당 사업 확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조선비즈(2017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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