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소식

아산 탄생 100년…현대重 '제2의 중동신화' 꿈꾸다 2015-11-24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76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 나와프 왕자와 주베일 산업항 공사 계약 체결 후
만난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News1






"돈이 넘쳐나는 곳은 전세계를 곤경에 빠뜨리면서 신나게 기름 장사를 하고 있는 중동밖에는 없었다. 돈을
잡으려면 돈이 많은 곳으로 가야 한다."



40년전 1975년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누구도 믿지 않았던 중동 진출에 도전했다. 오일쇼크로 중동 산유국을 제외한 전세계 나라들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던 때였다.


정 회장은 중동 진출을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그는 1975년을 중동 진출의 해로 정하고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한사코 중동 진출을 반대했던 동생 정인영 부회장을 중장비 생산회사로 전보 발령시키면서
까지 중동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30만톤 유조선 4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는 20세기 최대 대역사(大役事)로
불린다. 공사대금만 1976년도 환율로 46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그해 우리나라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다. 정 회장은 전세계의 비웃음을 사며 이 공사 수주에 도전했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을 모두
제치고 공사를 따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공기를 10개월이나 단축하며 성공리에 완공했다. 사우디로부터 받은
2억달러의 선수금은 우리나라 건국 이후 최고의 외환보유고로 기록되기도 했다.



오는 25일 아산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새 역사를 쓰기로 했다. 40년전
정주영 회장은 '오일쇼크'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사우디'를 개척했다. 지난해부터
조단위 적자를 내며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 역시 '사우디'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이번 사업을 총괄한 정기선 상무는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이다.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손잡고 합작 조선소를 세운다. 조선, 엔진, 플랜트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
김정환 조선사업 대표, 박철호 플랜트사업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아람코와 포괄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아람코의 알 나세르 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는 1976년 주베일항
공사 때부터 정주영 명예회장, 현대중공업과 인연을 맺어왔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예리함은 정주영 회장 일가의 DNA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그의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에서 "파탄에 이르게 생긴 국가를 위해서도, 오일쇼크에 심각히 타격을 입은 '현대조선'의 위기로 인해 전체가 어려워진 '현대'를 살리기 위해서도 나는 이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중동밖에는 없다는 생각이었다"고 회고했다.






'객기'를 부렸다는 비웃음이 파다했다. 정 회장은 '현대가 무모한 객기로 드디어 사우디 앞바다에 침몰하게
생겼다'는 업계의 무시에 보란 듯 공사를 성공시켰다. '비웃을 테면 비웃어라'는 마음으로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은 발상의 전환을 이어갔다. 10층 빌딩 크기와 맞먹는 '자켓'을 비롯한 모든 기자재를 울산 조선소에서 제작해
사우디 주베일까지 바지선으로 싣고 가는 도전을 감행했다. 거리가 1만2000km에 달하는 울산~주베일간
19항차(航次)를 큰 사고없이 해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상황을 정 회장은 "세계가 비웃더니 세계가 놀라서 입을 벌렸다"고 표현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거침없이 걸어온 정 회장은 중동 진출로 파탄 직전의 한국경제를 구한 것은 물론 '현대'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였다. 1975년 10월 현대건설이 바레인의 아랍 수리조선소를 수주했을 때만 하더라도 현지
언론은 현대를 중위권 건설회사로 소개했다. 그로부터 불과 4년 후 전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사우디-바레인
코스웨이 공사 입찰자격 심사위원회가 5대 적격업체로 '현대'를 꼽을 만큼 회사는 급성장했다.





'정주영 정신'을 이어받은 현대중공업은 40년만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제2의 중동 신화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현대중공업과 아람코는 조선, 엔진, 플랜트 등 분야에서 합작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현재
아람코가 추진 중인 사우디 합작 조선소 건립에 주력한다. 합작 조선소 건설에는 현대중공업 외에도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리(Bahri)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사우디 내에서 발주되는 선박에 대한 수주 우선권을 확보하고, 조선소 운영 참여 등을 통해 다양한 부가수익 창출 기회도 갖는다. 특히 이 조선소는 사우디 선박 수요에 특화되어 있어 장기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중동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플랜트, 정유, 선박엔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는 "지난 1976년 현대그룹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 그룹의 성장을 이룬 것은 물론 사우디 산업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며 "이번 현대중공업과
사우디 아람코와의 협력관계 구축은 우리나라 조선, 플랜트 산업을 재도약 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사우디 경제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뉴스1(15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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