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향

[TOUR WORLD] 이집트…기원전 2500년, 웅장한 비밀의 문이 열리다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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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상징 기자지역 피라미드군. 수호신 스핑크스를 지나면 쿠푸왕의 피라미드(왼쪽)와 아름답기로 유명한 카프라왕의 피라미드(오른쪽)가 그 위용을 자랑한다. [신윤재 기자]



이집트를 찾는 이방인들에게 피라미드는 숙명이다. 한 번쯤 알현해야 할 것 같은 묵직한 유혹에 빠진다. 영화
트랜스포머에도 등장했던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으뜸으로 꼽히는 기자지역 피라미드. 버스를 타고 카이로에서
서쪽으로 삼십 분 남짓 달렸을까.


기자라는 푯말이 눈에 띄고 곧이어 빌딩들 사이로 엄청난 덩치의 건축물이 아른아른 눈에 들어온다. 버스에서
내려 피라미드를 직접 마주하니 그 압도적인 위압감은 버스 안에서 봤을때와 차원이 다르다. 이것이 기원전
2500년 전에 완성된 것이라니. 고조선이 건국되기 수백 년 전, 수레도 기중기도 없던 시대 이집트인들은 이미
이 마천루를 쌓아 올렸던 것이다.


피라미드 주변에서는 낙타를 타고 주변을 한 바퀴 빙 둘러보는 투어가 있다. “흥정을 잘해야 한다”고 가이드가
귀띔한다.


일단 첫 가격은 무시할 것. 터무니없는 값을 부르기 때문에 자칫 덤터기를 쓰기 십상이어서다. ‘박시시’라는 팁을 추가로 요구하기도 한다. 피라미드 주변에서는 사진을 찍어라, 물건을 사라. 호객꾼들의 성화가 상당히 귀찮을 수 있다. 역사의 현장과 조용한 교감을 원하는 분들은 상큼하게 무시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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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라왕의 피라미드 정면에 자리한
스핑크스. 이집트 전역 수천 개의 스핑크스들 중 현존하는 최대 스핑크스다. 세월의 상흔에도 불구하고 위압감은 여전하다. 신화에
의하면 스핑크스의 역할은 세 피라미드를
지키고 매일 아침 태양을 다시 탄생시키는 것이었다.[신윤재 기자]



고대 최고 마천루 피라미드 건축의 비밀은 현대과학으로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너무 많아 상당 부분 여전히
베일 속에 쌓여 있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정교한 수학과 건축학 지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
정도.

기자 피라미드 군은 상당히 넓었다. 먼저 가장 거대한 쿠푸왕의 피라미드. 그 높이는 무려 140m, 부피는
250만㎥쯤 된다. 어른 키만한 2.5t가량 석회암 230만개가 들어갔다. 이집트인들은 이 돌 덩어리를 나일강을
통해 배로 운반했다. 피라미드는 영생을 꿈꾸던 파라오들의 권위를 나타내는 건축물로 쉽게 말해 돌무덤이다.
왕들은 피라미드를 높게 쌓아 올려 하늘로 오르려고 했다. 우리 역사에도 돌무덤이 많았지만 우리 선조들은
이집트 왕들처럼 백성에게 집채만한 돌 수백만 개를 나르도록 할 만큼 가혹하진 않았나 보다. 멀리서 웅장한
자태를 감상한 뒤, 가까이서 작열하는 태양 아래 수천 년을 견뎌온 바위 하나하나를 더듬어 본다. 돌덩이에는
지난한 세월의 흔적과 온기가 느껴진다.


쿠푸왕의 피라미드 바로 옆에 또 다른 거대 피라미드는 꼭대기부터 약간 아래 부분까지만 색이 회색빛이다. 이
부분의 돌만 화강암에 덮여 있어서라고 한다. 가장 아름답다는 쿠푸왕의 아들 카프라왕의 피라미드다.
멀리서였지만 돌의 질감도 부드러워 보이고 깨진 부위도 덜해 보인다.


카프라왕의 피라미드를 지나 기다란 돌로 된 길을 걸어 남동쪽을 향해 올라가면 기자 고원 전체를 지키는 수호신 스핑크스가 앉아 있다. 수천 개가 넘는 스핑크스가 이집트에 세워졌지만 이 스핑크스가 가장 크고 오래돼
스핑크스 중 스핑크스로 불린다.


인간의 머리를 하고 왕의 가발을 쓴 사자, 길이 57m에 높이는 20m나 되는 이 초대형 조각상은 애초에 그
자리에 있던 하나의 거대 석회암 언덕을 깎아 만든 것이다. 사람 얼굴은 카프라왕의 생전 얼굴을 본떠 조각됐다. 왕의 수염을 비롯해 코브라가 달린 왕관과 얼굴 정면 상당 부분이 소실돼 다소 애처로운 느낌이지만 몸체는
비교적 온전하게 보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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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꼭 즐겨야 할 ‘사막투어’. 다이내믹한 사막의 속살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사진 제공 = 하나투어]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아쉽게도 스핑크스 바로 앞까지는 접근할 수 없었다. 바람과 지하수로 인한 손상으로 복원 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가 끝나면 이집트 정부가 처음으로 스핑크스 정면의 정원까지 관광객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방문을 준비하는 이들에겐 희소식이다.


스핑크스 앞에선 꼭 해야 할 게 있다. 잠깐의 명상. 그리고 거대 피라미드 주위를 돌아 평원을 가로지르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을 배경으로 일몰을 음미해 봐야 한다. 밤의 카이로는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리와 빛의 쇼’ 정도로 요약이 될까. 기원전 축조된 건축물에 현대 레이저 조명이 겹쳐지는 광경, 사뭇 기묘하다.




이집트 여행 100배 즐기는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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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소르 신전. [사진 제공 = 하나투어]


1. 지금 가실 것 : 시기적으론 올겨울이 딱이다. 이유, 간단하다. ‘스핑크스 정원 개방’ 때문이다. 약 4년간의 복원 공사가 끝난 뒤 처음으로 스핑크스 정면의 정원까지 관광객 진입을 허용하는 시기가 지금이다. 고대 이집트
제18왕조의 7대 파라오인 아멘호테프 2세가 스핑크스 옆에 세운 사원도 처음 공개될 예정.


2. 꼭 알아둬야 할 사이트 : 이집트 관광청 한국대표사무소 블로그(blog.naver.com/allnewegypt), 페이스북
페이지 www.facebook.com/allnewegypt. 여행 문의는(02)2263-2330


3. 들쭉날쭉 날씨 : 날씨는 세 가지 유형. 나일강 델타 지역은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다. 주의해야 할 곳은 사막.
여름철 한낮 기온이 40~50도에 달한다. 물론 사계절도 있다. 특히 12~2월은 겨울이다. 야간 체감온도가 낮으니 반드시 겨울옷을 껴입을 것.


※ 취재 협조=이집트 정부관광청(www.egypt.travel)




출처 : 매일경제 (2014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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