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향

[소중 리포트] 4000년 전에 146m 높이 피라미드 만들어낸 힘은 2015-09-08



‘불가사의’란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다는 뜻을 가진 한자어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신기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물이나 건축물을 두고 ‘세계 ○대 불가사의’라고도 합니다. 피라미드는 현대인이 봐도 깜짝
놀랄 만큼 정교하고 웅장한 건축 양식을 자랑하고 있어 불가사의라 불립니다. 하지만 영원한 불가사의란
없습니다. 피라미드에 어떤 건축학·수학의 기법이 사용됐는지 알아봤습니다.



아랍 속담에 ‘사람은 시간을 두려워하고, 시간은 피라미드를 두려워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피라미드는 그만큼
오래되고 장엄한 건축물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고왕국시대(기원전 2826년 경)에서
신왕국시대(기원전 1070년 경)에 걸쳐 이집트 곳곳에 건설됐습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불리고 있죠.

 



피라미드는 당시 백성 위에 군림하던 ‘파라오’가 사망한 후 묻히는 왕묘로 사용됐다고 해요. 이집트에는 약 85기의 피라미드가 있는데, 이중 최대 규모인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총 면적 260만㎡, 사방 230m, 높이 146m라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로 TV에서 보는 피라미드가 바로 이것이랍니다. 만드는 데 사용된 돌의 양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평균 2.5t 무게의 커다란 돌이 약 230만 개 이상 사용됐다고 합니다. 현대의
 건축기술로도 피라미드를 짓는 것은 상당히 힘들어요.


여기엔 수상한 구석이 많습니다. 기자의 피라미드 3기가 놓인 위치는 하늘의 별자리인 ‘오리온자리’의 배열과
일치하고 있어요. 세계 곳곳에서 피라미드가 발견됐다는 점도 의문을 더합니다. 이집트와는 동떨어진 거리에
있는 마야·아즈텍 등 남미 문명의 피라미드와 중국 고대 황제의 피라미드 형태 무덤, 보스니아의 흙피라미드 등이죠. 원주율·삼각법 등의 수학·건축학 기법이 사용된 흔적까지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한때는 피라미드가
외계인이 만든 건축물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고대 마야문명의 피라미드(왼쪽 사진)와 이집트의 피라미드.


나일강 범람이 건축학·천문학 발달시켜


하지만 지금은 음모론을 잠재울 만큼의 과학적 근거가 제시된 상태입니다. 우선 피라미드가 세계 곳곳에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래가 넓고 위가 좁아 무게중심이 아래로 쏠리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건물의 모양을 유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건축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 크고 높은 건물을 지으려면 이 형태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또 피라미드의 거대한 규모, 오리온자리와 배치가 동일한 이유 등은 고도로 발달한 건축학·천문학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4000년 전 나일강 유역은 농사짓기 좋은 땅이라 농업이 발달했어요. 이는 곧 국력으로 이어져
피라미드를 짓는데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투스는 노예 20만 명을
동원해 피라미드를 지었다고 말합니다. 반면 오늘날의 학자들은 노예 대신 높은 보수를 받는 노동자들이
피라미드를 건설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어요. 피라미드 주변에서 발굴된 노동자의 유골에 상당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은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이들에 대한 복지 수준도 높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일강이 주기적으로 범람(큰 물이 흘러 넘침)하는 것도 기하학·측량술의 발달에 영향을 줬어요. 강이 범람하면 새 흙으로 땅이 뒤덮이고, 땅 소유주들은 자기 땅이 어디까지였는지를 알 수 없게 됩니다. 전문 측량사들이 땅
소유주들의 분쟁을 해결했고, 이를 오랜 세월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측량기술과 기하학이 발전한 것입니다. 또 일정한 주기로 나일강이 범람한 탓에 날짜를 계산하는 천문학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기술들은
복잡한 피라미드의 건설을 가능케 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아름다움을 뽐내는 피라미드는 그 자체로 예술이기도 합니다. 불가사의의 비밀이 모두 밝혀진다 하더라도 여전히 경이로울 수 밖에 없는 이유죠.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피라미드가 위치한 지역은 바람에 의해 지형이 바뀌는 사막이라 곡선의 미를 뽐내지만, 피라미드는 직선의 기하학적인 삼각형 형태로
보인다”며 “변하지 않는 직선이 아름다운 대조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2015년 09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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