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 스마트 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 2019-07-26

사우디 아라비아 ‘모하메드 빈 살만(MBS)’ 왕세자가 5천억달러를 투자해 사막에 조성하려는 스마트 도시 ‘네옴(Neom)’ 건설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네옴 건설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 기술적인 어려움, 해외 자본 및 인재 유치, 사우디 아라비아의 법률 시스템, 네옴 지역 주민들의 이주 등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어 사우디 아라비아가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 주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MBS가 추진하고 있는 네옴 건설에 관한 마스터플랜과 현안 과제들을 소개하고 사우디 아라비아가 봉착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관해 집중 조명했다.

네옴 건설 계획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공개됐다. 1만 평방 마일에 달하는 사막에 5천억 달러를 투자해 실리콘밸리, 할리우드, 프랑스 세계적인 휴양지 코트드쥐르 등을 통합한 것과 같은 이상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게 MBS의 구상이다. MBS의 아이디어는 보스턴컨설팅그룹, 매킨지, 올리버 와이만 등 글로벌 컨설팅 업체들이 작성한 2300 페이지에 달하는 비밀 문건으로 정리됐다.

 

네옴 프로젝트는 첨단 테크노로지와 이론 등을 현실에 구현한 꿈의 스마트 시티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늘을 날아 다니는 플라잉 택시, 가정내 온갖 어려움과 궂은 일을 해결해주는 로봇 집사, 주라기공원과 같은 로봇 공룡들로 이뤄진 테마공원, 군집 드론으로 구현하는 세계 최대 크기의 인공 달(moon), 보안 카메라ㆍ드론ㆍ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보안 및 개인 추적 시스템, 새로운 스포츠인 로봇 격투기, 사막에 풍부한 비를 내리게 해주는 인공강우 시스템, 미슐랭 스타급의 세계 최고 수준 레스토랑, 어둠속에서도 환하게 빛을 발하는 해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시스템과 교육시스템 등이 이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네옴 입주민들은 미국 공상과학 애니메이션 ‘젯슨네 가족’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로봇 집사와 교감하고, 스트레스 없는 꿈의 직장에 근무하면서 행복한 도시 생활을 만끽하게 된다. 하늘을 나는 플라잉 택시를 이용해 출근하고 인공 달을 보면서 밤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휴일에는 로봇 공룡 테마파크에 놀러가 가족들과 단란한 하루를 즐길 수도 있다.

MBS는 네옴을 미국의 메사추세추 지역의 크기로 건설하되 자동화 공장, 첨단 병원, IT기업, 리조트 시설 등이 한데 어우러진 스마트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네옴 프로젝트의 많은 부분은 아직 기술적으로 구현되어 있지 않고 엄청난 자금이 투자될 것으로 보여 실현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네옴 건설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2만명 이상의 원주민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원주민들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이곳을 떠나는데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는 것을 삶의 터전을 박탈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왕정 국가라는 특성상 노골적인 반대를 표출 하기는 쉽지 않지만 속으로는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원주민들이 재훈련 과정을 통해 네옴에서 살 수 있는 자질을 갖춘다면 네옴 거주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네옴 건설의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막대한 자본을 어떻게 조달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지금도 적자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위해 MBS는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펀드에 자본 참여했으며, 해외에서도 자본 조달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해외 자본이 네옴 건설 계획 첫 단계에 투자되고 있다.

해외 기업들의 네옴 입주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17년 네옴측은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에 자동차 공장 설립을 제안했으며,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의 펀드를 통해 지난해 테슬라 지분 5%를 2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테슬라가 네옴에 공장을 지으면 그에 상응하는 정부 구매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IBM,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에도 네옴 입주를 제안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입주 기업들에게 에너지 무료, 노동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스라엘이 네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있어 첨단 IT 구축과 관련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기업들이 사우디 아라비아에 투자를 꺼리는 데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사회적, 법률적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 특히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음주가 금지되어 있다. 해외 기업들이 사우디 진출을 꺼리는 이유중 하나다. 이에 사우디 정부는 네옴에 음주를 허용하고 새로운 사법 제도를 도입해 기업 친화적인 사법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이슬람법을 준수하되 일부 규정을 유연하게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왕이 법관을 지명하고 국왕에게 직접 보고토록 하는 사법제도의 도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여성에게 히잡을 의무적으로 쓰게하는 제도도 네옴지역에 한해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네옴에서는 모든 주민들의 움직임이 드론과 얼굴인식 시스템, 보안 카메라에 의해 추적된다. 모든 주민들이 첨단 보안 장치에 노출되기 때문에 범죄자가 발을 붙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권 차원에서 국제적인 차원의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또 드론 기술을 이용해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 달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는데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NASA와의 협력을 제안했다.

MBS는 네옴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사우디 아라비아의 과도한 석유 의존 경제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해외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상품과 서비스의 자체 생산도 본격적으로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네옴 건설 프로젝트는 꿈과 현실, 첨단 기술과 이론들이 혼재되어 있고 해외 기업 및 인재 유치, 글로벌 스탠다드와의 현격한 차이, 천문학적인 자금 조달 등 문제가 겹쳐 있어 앞으로 건너야할 산이 많다.

 

출처: 로봇신문 (2019년 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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