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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를 통해 본 해외건설 50년 ③│침체기(1982~1992년)] 동아건설, 리비아 대수로 공사로 주목 2015-06-29

2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해외건설 50주년·7000억달러 수주 달성' 기념식이 열렸다. 1965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 수주로 시작된 한국의 해외건설이 어느덧 50년의 역사를 갖게 된 것이다. 522만달러로 출발한
수주금액도 이제 누적 7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50년간 수많은 건설사가 등장하고, 사라졌다. 100년을
버티기 어려운 게 기업이라지만 유독 건설업계는 부침이 심했다. 시대별로 바뀌는 주요 건설사를 통해 해외건설
50년을 짚어 본다
.

 


리비아 대수로 공사 현장 모습. 동아건설은 직경 4000㎜, 길이 7.5m, 무게 75톤의 거대한 송수관을 연결하는
이 사업의 1단계(1895㎞), 2단계(1652km) 공사를 맡아 수행했다. 사진 해외건설협회 제공




'월남특수'와 '중동 붐'을 기반으로 뜨겁게 달아 올랐던 우리 해외건설은 1980년대 들어서 급격히 식어갔다. 1981년(136억8100만달러) 최고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1983년 101억4393만달러로, 불과 2년새 23.9%나 하락했다. 그것도 동아건설산업이 약 33억달러에 달하는 리비아 대수로 1단계 공사를 수주해
100억달러를 겨우 넘길 수 있었다. 비록 3년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1979~1981년까지 2년간 115.4%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이후 해마다 추락을 거듭해 급기야 1988년에는
16억152만달러까지 떨어졌다. 1990년 동아건설이 리비아에서 약 47억달러 상당의 2단계 대수로 공사를
따냄으로써 약 70억달러로 증가했으나 또다시 1992년엔 28억달러로 하락했다.


해외수주가 급감한 것은 중동시장이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석유 공급 과잉과 고유가에 따른 수요감소 등으로
유가가 하락하자 중동 산유국들이 발주물량을 줄인 것이다.






게다가 당시 불어닥친 세계 불황도 우리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세계 각국이 국제수지 개선에 적극 나섰고,
실업문제 해결 등을 위해 중동진출을 강화했다. 수주경쟁이 치열해지자 경쟁력이 취약한 한국 건설사들은 밀릴 수밖에 없었다. 중동 붐에 편승해 무모하게 나섰던 많은 건설사들이 흔들렸다. 장기 불황으로 해외건설에 대한
정부지원도 현저히 줄면서 건설사들은 더욱 어려워졌다.




중동붐 이끈 건설사들 대부분 건재= 현대건설 동아건설산업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1970년대 중동붐을
이끌었던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이 시기에도 해외건설을 주도했다. 해외수주 상위 10대 건설사 중 진흥기업,
삼호, 동부건설만이 10위권 밖으로 밀렸을 뿐이다. 대신 쌍용건설, 삼성물산이 새롭게 등장했다. 해외건설 초기 강자였던 경남기업도 다시 10위권에 진입했다.


1977년 쌍용양회 건설사업본부에서 독립한 쌍용건설은 1990년 6위, 1991·1993년 각 3위 등 1990년대
들어서면서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1998년 건설전문지 미국 ENR이 발표한 순위에서 호텔 및 오피스부문에서
각각 2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건축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그룹이 해체되면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등 힘겨운 홀로서기를 하다 올해 초 두바이투자청에 매각됐다.






1980년 해외종합건설업 면허를 취득한 삼성물산(건설부문)은 1982년 해외공사 수주 10억불탑을 수상하는 등 등장하자 마자 해외수주 강자로 자리 잡았다. 이후 현대, 대우와 함께 3강 체제를 갖추며 해외수주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 시기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동아건설산업이었다.

1983년 1단계(32억9697만달러), 1990년 2단계(46억3239만달러)에 걸쳐 '20세기 최대 토목공사'로 불리는 리비아 대수로공사를 수주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에 힘입어 동아건설은 이 시기 현대건설에 이어 해외수주
종합순위 2위를 차지했다. 1983년(36억1606만달러), 1990년(46억3818만달러)에는 현대건설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동아건설은 경영악화로 1998년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2001년 5월 파산선고를 받는 등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2002년(11위, 6823만달러)을 마지막으로 해외건설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2008년 프라임산업에 인수됐으나 지난 3월 또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출처 : 내일신문 (2015년 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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