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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이라크 모래사막 위에 새역사 짓는 한화건설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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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봄. 한화그룹과 한화건설의 수뇌부들이 그룹 본사에 총집합했다. 이유는 단 하나. 이라크 국가투자
위원회(NIC)가 전후복구 사업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국민주택 건설 계획을 발표한 직후 이 사업에 한화건설이
 뛰어들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반대파의 입장은 명확했다. "이라크같이 치안이 불안하고 주변 국가 건설사들
마저 번번이 실패한 곳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의 결과는 찬성으로 기울었다. "모두가 망설일 때 나서지
않으면 기회의 땅을 선점할 수 없다"는 데 모두 동의했기 때문이다.



2012년 5월 30일. 바그다드 소재 이라크 총리 공관에서 우리나라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가
성사됐다. 한화건설이 비스마야 지역에 국민주택 10만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설계부터 조달 시공 등 일괄
수행 방식으로 맡는다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1830㏊(550만평)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를 7년간 개발하는 대형공사다. 총 계약금액이 약 11조4000억원이다.


한화가 불가능에 가깝다던 이라크 주택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주하고 이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와 현지 관계자들은 한화가 보여준 '문화'와 '신뢰'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서 문화는 한류를 통해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었고, 신뢰는 약속한 공사기한을 철저히 지키며 현지에 새로운 건설 역사를 쓰는 것이었다.



이라크 휩쓴 한류바람


한화건설은 우선 한국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이라크 감리단과 공무원들을 이끌어가며 대규모 공사를 수행
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한국 건설사에 대한 인지도나 기술력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이라크 언론과 반정부 단체들은 지속적으로 공사 수행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한화건설은 한류로 대응했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가 본격화된 2013년 바그다드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한류 드라마 방송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이라크의 종교인 이슬람교 문화와 부딪칠 수 있는 자극적인
요소(성적 노출, 폭력 등)를 최소화하고 가장 한국적인 사극을 선택하는 전략을 세웠다. 여러 논의 끝에 이라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인 권선징악과 영웅적 요소, 지고지순하고 순수한 사랑을 두루 갖췄을 뿐 아니라
한국에서 인기가 검증된 드라마 '허준'을 방영하기로 결정하고 MBC와 판권계약을 맺었다.



한화 관계자는 "주이라크 한국대사관의 협조를 얻어 국영방송사인 알이라키야 TV에서 주 5일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 '허준'은 재방영을 할 정도로 바그다드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며 "이라크 현지 언론매체에도 크게 소개되는 등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또 한국에서 전지훈련 중이었던 이라크 국가대표 축구팀을 후원했으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로 이라크 대표팀을 응원했다. 이라크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축구를 지원함으로써 단순히 돈을 벌러 온 외국 건설사가 아니라 이라크의 친구이자 파트너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라크 소녀의 다리를 극적으로 살리기도 했다. 현지 직원의 딸인 '티바' 양이 급성 골수염으로 다리를 절단하게 될 위험에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라크 국립병원에서 네 차례에 걸쳐 대수술을 받았으나 현지 의료진은
정강이 뼈 11㎝가 녹아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소견을 내렸다. 한화건설은 소녀를 한국으로 후송해 수원 아주대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결국 소녀의 다리는 살렸고 지역 주민들은 이 소식을 듣고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약속대로 지은 첫 주택


한화가 이라크에서 성공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아파트들의 높이와 수 때문이었다. 즉 한화는 철저하게 공사를 차질 없이 스케줄대로 수행해 나갔다. 사실 공사기한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라크에서 공기를 지키는 건설사는 거의 없다. 전쟁과 치안 불안을 겪으며 수많은 기업들이 개발계획을 취소했고 지금도 바그다드 곳곳에 공사 펜스만 쳐져 있거나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건물들이
즐비하다.



한화건설은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공사를 수행했고, 예정된 스케줄에 맞춰 올라가는 건물들의 모습은
이라크 사람들에겐 놀라움이었다. 특히 이라크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많이 사용하는데, SNS를 타고 공사 모습이
실시간으로 퍼지게 돼 한화를 점차 믿게 됐다.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의장은 비스마야 현장 기자회견에서 "한화는 이라크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를 견디고 밤낮으로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한화의 지속적인 수행을 모니터링하면서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완벽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라크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활동들은 한국 건설사의 기술력, 그리고 특유의 근면성실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으며 비스마야 신도시는 바그다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고, 한화건설의 인지도도 크게
높아졌다.



한화건설이 2014년 10월 바그다드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3.8%의 사람들이 비스마야 신도시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된 후 2년 만에 대부분의 바그다드 시민들이 신도시 사업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또한 이들 중 95.7%의 응답자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성공적으로 이미지를 정착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건설에 대한 인식도 크게 높아졌다. 이라크 진출 2년여 만에 바그다드 시민의 절반이 넘는 54.5%의 응답자가 한화를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출처 : 매일경제 (2015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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