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향

해양실크로드 대장정 견문록 <7> 오만 무스커트 2014-11-14


한국해양대 해양실크로드 탐험대원과 필자가 다우선 모형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밤 10시에 인도 뭄바이 짜뜨라빠띠 쉬바지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2시간 반 만에 오만의 무스커트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공항에서 예약한 선불택시로 무스커트 합파하우스 호텔까지 이동했다. 아랍 전통의상을 입은
택시기사는 무뚝뚝하고 차를 거칠게 몰아 잠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해양실크로드의 옛 항구인 수르의 등대.

벨이 울리는 소리에 잠을 깬 뒤 아침을 먹고 부두로 향했다. 오전 10시께 실습선 한바다호가 부두에 입항하기 때문이다. 택시에 합승해 택시기사와 흥정했는데 부두까지 1인당
2리알(한화 6600원)이라고 했다. 실습선 접안시간이
1시간가량 남아 인근 해양박물관을 둘러봤다. 전시실에는
고지도와 다우선(아랍의 돛단배)을 비롯한 각종 범선의 모형, 중세 주요 교역품인 향료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한쪽에는
어린 학생을 데리고 견학을 온 역사교사도 있었다. 박물관을 관람한 뒤 부두로 들어가려니 경찰이 제지했다. 부두에
출입하려면 수속을 밟아야 한다고 했다. 실습선 방문은
차후로 미루고 택시기사와 흥정해 다른 교수와 함께 1인당
22 리얄을 주고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부두 건너편에서
보니 한바다호가 부두에 접안하는 모습이 보였다.


먼저 국립박물관으로 갔다. 입구에는 고지도와 사진 그리고 요새 모형이 놓여 있었다. 전시실에는 각종 총기류, 칼 활 창 등 무기류, 비파 장고 피리 북 같은 악기류, 항아리 사발 주전자 접시 등 식기류, 전통의상, 장신구, 혁대 총걸이, 단도 등이 전시돼 있고 외부 전시실에는 전통 목선을 전시하고 있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사막의
오아시스라고 하는 시답(Sidab)으로 향했다. 바닷가에 국회의사당과 대통령궁이 있었으며 앞산에는 오래된
성채가 보였다.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산꼭대기에는 원통형 망루가 세워져 있어 옛날 외세의 침입이 잦았음을 알 수 있었다. 관청이 모여 있는 알부탄 로터리에는 전통적인 다우선을 건조해 전시하고 있었다. 이 배는 1981년 독립기념일인 11월 18일 수르항에서 출발해 중국 광저우까지 해양실크로드를 실제 항해했다. 인근에 있는
알 부스탄 팰리스 호텔은 오만 정부가 1억3000만 리얄(한화 4300억 원)을 들여 옛 조그만 어촌을 소개하고
조성한 초호화 호텔로 하나의 예술작품 같다.


둘째 날에는 무스커트에서 남쪽으로 200㎞ 떨어진 중세 항구도시인 수르(Sur)를 다녀오기로 했다. 첫날 만났던 기사와 80리얄에 흥정을 하고 호텔을 출발했다. 35년 운전경력의 그는 수르로 향하는 도중 자신의 기아자동차를 자랑하는 데 열을 올렸다. 무스커트 도심을 벗어나니 황량한 돌산이 이어졌고 강바닥은 말라서 물 한 방울도
보이지 않았다. 돌산을 완전히 깎아내고 도로를 반듯하게 내었다. 도롯가에는 대추야자로 가로수를 가꾸었다.
오만은 사막 기후라 비가 오지 않아 해수를 담수화 플랜트를 이용해 청수로 만들어 가정과 공장에 공급하고,
화장실 정화조에서 나오는 폐수도 재정화해 농업용수로 쓰고 있다고 한다. 도중에 '와이샵'이라는 작은 마을 앞에 잠시 차를 멈추었다. 계곡 사이에 녹색의 작은 호수가 있고 나무가 우거진 초원이 보였다. 사막 속의
오아시스였다. 11시께 수르에 도착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사장을 걸어가니 옛날 다우선이 드나들었던
강 하구에 우뚝 선 등대가 보였다. 등대 주위에는 성냥갑 같은 사각형의 하얀 집이 즐비하게 늘어섰고, 강을
가로지르는 현수교 밑에는 지금도 다우선을 건조하는 조선소도 보였다. 강가에 있는 어느 야외 전시장에서는
다우선을 비롯해 몇몇 목선 종류를 전시해 놓고 있었다.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견학온 우리 실습생도 만났다.


무스커트 정박 마지막 날에는 대리점에 연락해 부두출입 허가를 받고 나서 한바다호에 올라 여러 사관, 학생과
재회했다. 한바다호는 이번 해양실크로드 대장정의 마지막 항구인 이란 반다르 압바스항을 향해 블루 페르시아 걸프의 물살을 힘차게 갈랐다.



출처 : 국제신문 (2014년 11월 12일)

첨부파일
관련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이전글,다음글
이전글 북아프리카의 천년고도 매력에 흠뻑
다음글 KBS세계는지금 20주년 특집 '팔레스타인은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