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향

지금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의 수도)는 '아트 앤 더 시티' 2014-12-02

정부, 오일머니 73조원 들여 "2030년 세계 5대도시로 도약"

 
삼각·사각형으로 엮인 철제 구조물이 빚어낸 반구형(半球形)은 태양계를 유영하다 지구에 불시착한 거대 우주선 같다. UAE(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사디야트(Saadiyat) 섬. 도시와 섬을 연결하는 칼리파 대교를 지나면 몇 ㎞ 밖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내는 거대한 돔(dome)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루브르 아부다비. 이름대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해외 첫 분관이다.


"루브르 아부다비의 지붕을 형성하는 마지막 철제 기둥이 올려진 순간 모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지름 180m 돔 구축에 쓰인 철이 자그마치 7000t이에요! 에펠탑에 쓰인 철재 무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죠. 여기에 격자무늬 철제 틀이 여러 층을 이루고 나면 내부엔 폭우처럼 빛이 쏟아지게 될 겁니다." 루브르 아부다비를 비롯해
사디야트 섬의 개발 책임을 진 UAE 관광개발투자청의 조지 샤카르 마케팅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①공사가 한창인 루브르 아부다비 모습. 지붕(dome) 외관 철제 구조물은 최근 완성됐다. ②내년 루브르 아부다비 개관전에 선보일 고흐의‘자화상’. ③야스 섬에 있는 나이트클럽‘더 원’. 단일 건물 나이트클럽으로는 중동 최대 규모다.
 
①공사가 한창인 루브르 아부다비 모습. 지붕(dome) 외관 철제 구조물은 최근 완성됐다. ②내년 루브르 아부다비 개관전에 선보일 고흐의‘자화상’. ③야스 섬에 있는 나이트클럽‘더 원’. 단일 건물 나이트클럽으로는 중동 최대 규모다. /루브르 아부다비·아부다비 투자청 제공
 
2012년 착공해 지금까지 들인 건축비만 6780억원 정도. 해저 터널도 뚫어야 하기 때문에 건축 비용은 지금보다 훨씬 더 들어간다. 투자청의 자심 알 함마디 시설 국장은 "가장 복잡하고 도전적인 구조물인 돔이 완성돼 한숨
덜었지만, 바다에 떠 있는 형상을 만들기 위해 바닷물도 채워야 하고 할 일이 산더미"라며 "2015년 말까지
완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명 '행복섬'이라 불리는 사디야트는 세계적인 박물관의 분관을 유치하는가 하면 미국의 뉴욕 대학 분교를
세우는 등 '중동의 문화 수도'를 꿈꾸고 있다. 문화 클러스터(집적 단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 건축계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장 누벨(루브르 아부다비)을 비롯해 노먼 포스터(자예드 국립 박물관·
2016 오픈 예정), 프랑크 게리(구겐하임 아부다비·2017) 등 최고의 건축가를 불러모았다.


사디야트 섬에서 자동차로 5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야스(Yas) 섬.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 '페라리
월드'가 있는 이곳에 현란한 그라피티(길거리 벽화)로 둘러싸인 대형 건물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뒤 아부다비를 '뜨겁게' 달구는 '더 원(the o1ne)' 나이트클럽이다. 아부다비 당국이 투자한 곳으로 아파트 6층 높이 건물 중앙엔 대형 댄스 플로어가 설치돼 있었다. 보드카를 비롯해 수백 종의 술이 선반에 가득 차 있다. 아부다비에 7년간 살았다는 직장인 김은지(26)씨는 "보수적인 중동 여성들도 이곳에만 오면 과감한 의상으로
밤을 즐긴다"고 말했다. 두 섬 개발을 위해 아부다비가 쏟아붓는 '오일 머니'는 총 73조원에 달한다.


UAE의 토후국 중 하나인 두바이와 중동 '오일 머니'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로 '초고층 빌딩'을 앞다퉈
건설하며 하늘 끝까지 자존심을 곧추세우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다른 행보다. 하지만 문화 수도 건설을
'프랜차이즈'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아부다비 도시계획위원회 라시드 알 헤메이리 마케팅
총괄국장은 "무조건 베끼기보다 '원조'가 가진 오리지널리티(독창성)의 장점을 최대한 수혈받고, 동시에 중동
문화의 위대함도 알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 1조원 넘게 투자해 프랑스 측과 명화(名畵) 300점 임대 계약을 맺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5작품 중 하나인 '밀라노 귀족 부인의 초상'을 비롯해 고흐의 '자화상(이하 오르세 미술관 소장품)',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 모네의 '생라자르역' 등이 대표적이다. 헤메이리 국장은 "아부다비는 세계 최초의 탄소 배출 제로 친환경 도시인 '마스다르' 시티를 선보이고, 야스섬에선 여성 권익 신장을 위해 '여성 전용 시설'을 만드는 등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닷컴 (2014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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